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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게시판 초겨울 풍경
2016-11-24 12:39:59
임재수 <> 조회수 672
121.183.105.22

소설이 이틀 지난 가리점마을 아직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얼음이 얼었고 찬바람이 불어서 이제 겨울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는 날이었습니다. 카메라 들고 동네 한바퀴 돌았습니다. 

우리 집 위 이상학씨(예전에는 그랬음) 둥시감나무가 눈에 보였습니다. 동네에서 가장 굵고 맛이 있었던 감이 수확시기를 놓치고 그냥 홍시로 변해 가고 있건만 아무도 손대는 사람이 없습니다. 꼬맹이들이 많았던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이야기겠지요.

콩밭도 보입니다. 동네에서 제일 부지런하셨던 집안 아저씨의 밭입니다. 아직 거두어 들이지 않은 것을 보니 이제 나이가 많이 드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골목길에서 만난 아지매 말씀은 "작황이 너무 나빠 포기했다"였습니다. 올해는 콩값이 제법 나간다는 소문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농사가 잘 되어도 걱정 잘 못되어도 걱정이라는 농촌의 현실이 가슴을 찌릅니다..

잎은 다 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에 모과가 탐스럽게 매 달려 있습니다. 주인이 떠나고 남은 빈집 담장가에 서 있는 나무입니다. 멀리 떠난 아들을 간절히 기다리는 엄마 같은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못생겨서 "모개"라고 불렀다는데 오늘 보니 그 말이 잘 못된 표현입니다. 모개가 이렇게 예쁜 줄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집 삽짝걸(삽짝은 없지만)에 국화가 탐스럽게 피었습니다. 무슨 국화인지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옛 어른들께서 국화를 두고 오상고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복숭아꽃 살구꽃은 다 지고 없는데 찬바람 맞으며 피어난 것은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벌들이 유난히 많았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군요.

그밖에 논에 쌓아둔 콩깍지 중간 중간에 수확한 배추 눈이 내릴 때를 대비해 가져다 놓은 모래 등 눈에 뜨이는 대로 담아 봤습니다.

 

동네에서 제일 굵고 좋았던 둥시감
수확을 포기한 콩
못생겨서 모개란 말은 이제 아닐 것
오상고절의 의미를 이제야
소에게는 최고급 양식이었건만
김장하고 남은 배추일까?
눈 내리는 날을 대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