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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리보기 전화이야기
2015-07-24 09:41:06
가리점마을 <> 조회수 699
121.183.105.22
전화 이야기
지금이야 집집마다 전화가 있습니다. 아니 휴대 전화를 들고 산에 올라 가서도 연락이 됩니다. 하지만 전화가 귀하던 시절 전화라는게 부의 상징이었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처음 접하게 된 전화는 호출 전화라는 것이었습니다. 1972년 1월 고등학교 합격자 발표가 나고 난 후입니다. 상주읍내 사는 김0중이라는 친구와 같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방을 하나 얻어 자취를 하려는 상의를 하러 상주읍내까지 나가려고 하다가 호출전화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추운 겨울날 아침 먹고 이십여 리쯤 떨어진 면소재지에 있는 은척우체국까지 두 시간 쯤 걸어 가서 신청을 했습니다. 창구 직원이 상주우체국 직원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상주시 00동 000번지 에 사는 김0중에게 은척면 황령3리에 사는 임재수가 호출 신청합니다.”정도로 말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끊고 나서 나를 보고 나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습니다. 점심도 굶고 종일 기다렸습니다. 퇴근시간이 되니까 나보고 어쩔 거냐고 물었습니다. 포기하고 가려니까 “취소 신청서”를 쓰라고 합니다. 그리고 요금을 내라고 했습니다. 황당해 하는 저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 통화료가 아닌 호출료라고 했습니다. 호출에 응하고 말고는 저쪽의 사정이고 상주우체국 직원이 자전거 타고 00동 000번지까지 가서 전달한 댓가라고 했습니다. 물론 추후에 연락이 되어서 그 친구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방에서 1년을 같이 살았습니다.
75~76년 쯤 우리 마을 이장댁에 전화가 생겼습니다. 소위 비상 전화라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통화도 가능했습니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입원 중이었던 관계로 대구 파티마 병원에서 마을 이장댁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병원인데 요금을 받고 시외전화를 연결해주는 서비를 해 주었습니다. 연결하는 대도 시간이 엄청 걸렸고 받는 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연결된후 이장님(집안 아저씨)께서 확성기를 켜고 “000께서는 전화가 왔으니~”라고 동네 방송을 했습니다. 그러그 큰아버님께서 2~3분 후쯤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때로는 이장님 모친께서 받으시면 “00는 전화 안 받고 머해여~”라고 짜증을 내시며 온 동네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직에 발령 받고 80년대 중반까지 면단위 학교의 전화는 우체국에서 교환원이 연결해 주는 자석식(?)이었습니다. 바로 이웃면의 중학교까지도 시외 전화로 되어 감도 안 좋고 연결 시간도 꽤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화로 소위 “전통”이라는 걸 주고 받았습니다. 일반 공문서로 연락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걸린다고 긴급을 요하는 연락을 전화로 알리는 “전언통신문”이었습니다. 긴급을 요한다는 전통인데 긴 내용이 너무 길었습니다. 심지어는 도표까지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가로로 몇줄 세로로 몇 간” 잘 들리지도 않는 전화로 고함을 지르며 도표를 그리고 받아 적었습니다. 잘 안 될 때는 우체국 교환원이 통역(?)을 해 줄 때도 있었습니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이 시절 전화의 장점도 한 가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일직할 때 바로 옆에 하숙집이라 점심 먹으러 가면서 교환원에게 “전화오면 000씨 댁으로 연결해 주세요”라고 부탁해두면 됩니다. 숙직하면서 술집으로 연결을 부탁한 뻔뻔한 사람도 있었다는데 사실인지는 미확인입니다.
그리고 1985년쯤 골짜기 마을에도 전자식(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또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스마트폰 참으로 세상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메말라 가는 인정” 뭐 이런 정서적인 측면을 말하는 게 아니고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휴대전화 보급이 늘어나면서 길거리에 공중전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영세민이나 장애인에 대한 휴대전화 요금 할인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아직 적절한 수준이 못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발전하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문제입니다. 요즈음 스마트폰이 많이 나오면서 구형 휴대폰(피처폰? 폴더폰?)구하기가 조금 어려워졌습니다. 잘 찾아 보면 있기는 하지만 소매점 직원이 비싼 스마트폰을 자꾸 권하기만 합니다. 공짜도 아닌데 공짜인 것처럼 말하고요. 그런데 이놈의 스마트폰 비싸기만 하지 아주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마트 폰 사용하다 몇 개월 전 일반 피처폰으로 바꾸었습니다. 한편으로 명절을 앞둔 기차표 예매가 대부분 인터넷 예매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할 줄 모르고 그래서 창구에 와서 줄을 서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네들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창구 예매 분량을 일정부분 남겨 두어서 노인들을 배려 했다고 철도 당국에는 말합니다.
각설하고 문명의 발전이 세상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데 일부 사람들은 소외되고 나아가 불편함을 주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하겠습니다.